Essay 2011. 10. 10. 23:49

포스트모더니즘 속 소나무와 감초


북촌은 소나무이다


 안
국역 3번출구, 아직은 아침의 서늘함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오전에 우리 일행은 북촌을 향해 출발하였다.

얼마 오래 가지 않아 눈 앞에 보이는 북촌문화센터. 북촌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의 외국어로 북촌에 대해 설명을 하고, 북촌이 어떤 곳인지 북촌문화센터의 처마선이 먼저 프리뷰를 해 주는 듯 하다.




 

비의 색이라고 한다면 이런 색일까. 화려하지도, 촌스럽지도 않은 절제미가 가득한 북
촌의 한옥. 




 

 유명한 북촌8경도 밟아보았다.
북촌의 대표적인 곳을 가장 멋있는 각도에서
찍을 수 있는 장소인가보다.




구름 한 점 없이 높기만 한 하늘,

숨막히게 쏟아지던 가을의 햇빛과 어울리던
기와와 처마들.

우리 옛 선조들의 고고한 기품과 아름다움이 오롯이 살아있음을 볼 수 있었다.





# STORY _ 감초

촌의 곳곳에는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주머니 사정과 우리의 시간적인 제약으로 그 많은 유혹거리들을 이겨내고 열심히 걸어왔건만, 삼청동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찻집에서 우리는 지고 말았다.
여행을 시작할 때부터 감초의 향기를 따라온 것만 같다. 
아메리카노 먹기도 어려운 우리, 그러나 대단한 도전-



전대보탕과 단팥죽
 

쌍화차일줄로만 알았던 십전대보탕.
아이스티 처럼 달달할 것 같은 아이스아메리카노의 첫맛의 쌉쌀함과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쌍화차의 달달한 맛은 목넘김의 끝자락어디에 아련히 있을 뿐.

 한마디로 "쓰다"


 



 

밤과 생각 인삼등 온갖 좋은것 가득한 단팥죽. 찹쌀로 만들어서 그런지 입안의 감촉은 쫄깃쫄깃했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단팥죽의 맛을 잊을수 없어 오랫동안 그리워 할 것 같다.






리가 걸어왔던 북촌은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였고 그네들의 삶 자체였다. 그 가운데서 우리는 이 시대에서 잊혀져 가던 향기를 맡아볼 수 있었다. 북촌에는 과거의 한옥들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그 곳은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 변화하였고 발전하였다. 멈춰있지만 결코 멈춰있지 않았던 북촌.






# EPILOGUE _ 
 

통과 현대의 변주.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우리는 북촌을 걸으면서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얻어 갔을까? 우리가 두시간 반 남짓 걸었던 북촌에 있던건 무엇일까?

 5000년의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전통 조선시대의 가옥의 화려하지 않으나 기풍있고 단단했던 모습을 보며 우리 선조가 지켜왔던 민족의 얼을 느끼고 내가 서있는 이 곳의 풍류와 멋을 느낄 수 있었다.


수천년간 수많은 이민족들의 침략, 근대 서구 열강 과 일제시대의 그 쓰라린 과정을 무슨 정신으로 이겼는지 내 눈과 마음이 많은 것을 이해하고 담아오는 여행이었다.



루가 다르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세계화라는 미명아래 많은 문화들이 종말을 고하며 역사속으로 스러지고 있다. 


 
 

'우리 문화'하면 촌스럽고 투박하고 불편한것이라는 생각을 벗어나 지금 한창 북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각의 개성을 살린 소점포들과 식당과 카페들처럼 '가장 나다운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포스트 모더니즘 기조 아래 

우리 것을 현대 사회에 맞게 재해석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세계속의 당당한 우리의 모습이 될것이라 본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